내 사랑하고싶던 순화
말귀를 못알아들음에 대한 내 분노는 내 주양육자였던 할머니로부터 시작됐다. 어느날 몸살을 앓던 나는, 몸살이 빨리 낫도록 찜질방에 다녀오고싶었다. 찜질방 다녀오게 용돈 좀 달라는 내게 할머니는 말했다. "찜질방 간다고 몸살이 낫지는 않는데, 다녀오고싶으면 다녀와." 이미 말귀를 못알아들음에 대한 분노가 누적되어있던 나는, 머릿속 인내의 끈이 곧바로 끊겨 화를 냈다. 찜질방에 간다고 몸살이 낫는게 아니라면 내가 대체 왜 찜질방에 가냐고. 애초에 뚜렷한 목적이 있었는데 그 목적에 소용이 없다면 내가 대체 왜 그걸 실행에 옮기냐고. 할머니는 똑같은 말만 조금 다른 말투로 반복할 뿐이었다. "거기 간다고 몸살이 낫는 거는 아니야, 그래도 가고싶으면 가라고." 내 분노는 벽을 향하는 것과 같았다. 할머니는 한결같..
계속해보겠습니다
2019. 12. 4. 1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