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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뜻돌님의 공연, 사라져라는 곡을 부르고 소리를 지르고 싶어 만든 곡이라고 소개했다. 여러분들 위해서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노래라고 설명한다. 예쁘다.
당신이 언어가 아닌 노래를 부르는 구간이 무섭다. 앞의 부분은 일본어로 불러서 어차피 내가 못알아들을 언어였음에도 언어가 아닌 노래를 부르는 구간과는 전혀 다르다. 이것은 언어가 아니고 노래라는 그 음의 빈 틈이 나 자신을 마주하게끔했다. 도망치고싶다. 그런 기분을 느낀다. 왜, 왜냐면.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나로서 살아있는 것은 겨우 버티며 죽어가는 나무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는 겨우 살아 지금까지 왔다. 이 이후에 더 좋은게 있을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아무도 내게 말을 걸지 않고 눈을 마주쳐주지 않을 때 나는 내 어딘가 단단히 잘못되었을거라는 불안감을 느낀다. 나는 잘못되었다. 나는 잘못되었다. 나는 잘못되었다. 나는 곧 잘못이다. 내가 나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내가 곧 죄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를 세팅하던 순간부터 자신만의 세계가 견고해보이는 당신은 첫 곡을 부른 이후에 이 무대에 서게된 것에 대해 신기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한 쪽 손바닥을 짝 펴고 옷에 몇 번 갖다대는 모습에서, 당신 역시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가고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나는 혼자가 아니였다.
어째 공연장에 들어서고부터 계속 불안했다. 너무 불안해서 나의 불안함에는 원인도 출처도 없으며 온전히 나 자신이 불안이라고 느꼈다. 손바닥에서 끝도 없이 나는 땀을 괜히 손등에 묻히고있었다. 오늘 공연하는 황푸하 김목인 신승은님의 씨디는 이 공간에서 판매중인데 당신은 씨디가 없다며 팔찌라도 만들어 판매할까 하는 생각을 했더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당신에게 몰입했다. 아주 잠깐이지만 나 자신을 탈출할 수 있었다. 김뜻돌 당신은 반짝거리는 사람이다. 나는 얼마든지 당신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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