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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보겠습니다

시런아

아진_ 2018. 2. 8. 02:08

https://youtu.be/nSDgHBxUbVQ



설명과 영상을 보고 조금 울었다. 이런 거 보면 슬프다. 사랑받는 아기의 순간은 내게도 있었는데, 그게 다 거짓말같다. 다 진실이었대도 시간이 지나 이렇게 사라질 일이라면 다 무슨 소용일까 싶고. 그렇다고 영원히 진행되는 사랑만 의미있냐 하면 그것도 아닌데. 가족이 있을 때의 나와 가족이 없을 때의 나는 다른 사람이 아닌데, 나는 계속 둘을 분리하려고 했다. 그래서 가족들과 연관된 무엇들은 이제 없는 일인냥 잘도 치워버렸다. 내가 가족들과 투닥거렸던 시간도, 상처받고 얻어맞았던 시간도, 사랑받았던 시간도 모두 여기에 있다. 역겹지만, 마음까지 옭아메는 가족제도 중심의 사회에서 살면 그 시간들을 계속 치울 수 없다.
영상을 계속 보다보면 아이에서 어른까지의 성장하는 모습이 퍽 자연스럽게 담겼다. 부러웠다. 지금에서야 생각한건데, 나는 초등학생 때 이후로 가족들이 사진을 찍어준 일이 없다. 초등학교 졸업식은 어땠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그 때 사진은 내게 한 장도 남아있지 않다. 사진을 찍긴 찍었겠지. 그냥 삭제되었을 뿐이다. 중학교 졸업식 때도 기억이 잘 안난다. 카메라 들고 그 사람들이 모일 일은 졸업식 뿐인데 불쾌하고 흐릿하게 남아있다. 가족들을 어지간히 싫어하긴 했나보다. 사실 좀 창피하다. 어디 내세우고싶은 인물이 없다. 축 쳐진 어깨, 어색한 표정. 공간에 낯을 가리는 사람은 말도 헛소리만 한다. 나는 그 사람들을 정말 너무 싫어했다. 이제라도 연이 끊겨서 다행이다.
그냥 남들 다 있는냥 미디어에서 조명하는 그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성장기^^같은 추억이 내게 없어서 아쉽다. 짜증난다... 있는게 뭐야. 내 과거엔 대체 뭐가 있는거야. 후회와 수치심과 짜증과 절망 뿐인듯이. 이 글 쓰면서 미간을 너무 찌푸렸더니 약간 저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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